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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티지 SPD(캡형) 페달 실전 리뷰수집품이 아니라 실전용이다, 캡형 SPD는 여전히 달린다
    VintageBikeLab 2025. 6. 7. 23:08

    빈티지 SPD(캡형) 페달 실전 리뷰수집품이 아니라 실전용이다, 캡형 SPD는 여전히 달린다

    캡형 SPD와의 첫 만남 –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요즘은 페달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다.
    쉽게 말해, 평페달에서 SPD, SPD-SL, 그 외 에그비터, 룩, 스피드플레이 등 다양한 규격이 존재하고,
    이 중에서도 SPD는 여전히 가장 널리 쓰이는 실용적 규격이다.
    하지만 ‘빈티지 SPD’, 특히 캡형 구조를 접해 본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이 낯선 구형 SPD 페달을 단순히 수집 목적으로 구매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였다. “정비할 수 있는 구조, 교체 가능한 베어링, 그리고 완전히 금속으로 만들어진 내구성.”
    이것이야말로 ‘실사용이 가능한 빈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손에 넣은 건 90년대 중반 시마노 PD-M525 시리즈였다.
    이 페달은 요즘 나오는 실링 베어링 타입이 아니라,
    볼 베어링과 컵/콘 구조, 그리고 뚜껑(캡)을 열어 직접 그리스를 교체할 수 있는
    고전적인 방식이었다.
    무게는 신형에 비해 약간 무겁지만, 페달링 느낌은 매우 밀도 있고 견고하다.
    처음에는 단지 구조가 궁금해서 열어봤지만,
    한 번 정비하고 나니 “이걸 계속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도 다르다.
    신형이 ‘딸깍’ 소리로 착용된다면,
    캡형 SPD는 ‘짤깍’ 하고 아주 짧고 금속적인 접촉음을 낸다.
    이 소리 하나만으로도 이미 느낌이 다르다.


    캡형 SPD 페달의 구조적 장점 – 정비 가능한 것이 진짜다

    현대의 대부분 SPD 페달은 ‘비정비형’이다.
    그리스를 재충전하거나, 내부 부품을 교체하는 게 사실상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하지만 캡형 SPD 페달은 구조 자체가 다르다.
    뚜껑을 돌려 열면 컵/콘 방식으로 베어링이 드러나고,
    기본적인 공구만으로 베어링을 청소하거나 그리스를 교체할 수 있다.
    이 구조는 허브와 동일한 방식의 정비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다.

    나는 정비 시점마다 캡을 열고, 그리스를 닦고, 베어링 상태를 점검한다.
    놀랍게도 20년도 더 된 페달이 지금까지도 매끄럽게 회전하고 있고,
    스핀다운 속도도 요즘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내부 부품이 모두 금속으로 되어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요즘 페달은 내부에 플라스틱 부싱이 많고,
    충격에 의한 파손도 빈번한 편인데,
    캡형 SPD는 이런 점에서 오히려 훨씬 견고하고 신뢰감이 있다.

    또한 클리트 체결 구조도 다소 다르다.
    스프링 장력이 다소 강하지만,
    정확히 들어맞을 때의 고정력은 지금의 중급 SPD보다 뛰어나다.
    그립감 있는 체결음, 발을 딱 맞췄을 때의 느낌은 **“기계가 나를 잡아주는 감각”**에 가깝다.
    그건 단지 발과 페달이 연결됐다는 의미를 넘어서,
    **‘내가 자전거의 일부가 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실전 주행에서 느낀 체결감 – 요즘보다 낫다

    사람들은 흔히 빈티지 부품은 감성용이라 생각한다.
    진짜 라이딩보다는 진열장이나 클래식 바이크 쇼에 어울린다고 여긴다.
    하지만 나는 이 캡형 SPD를 실제로 장착하고 주말마다 업힐 코스를 돌고 있다.
    그리고 확신하게 되었다.
    체결감 하나만큼은 분명히 신형보다 낫다.

    내가 사용한 건 시마노 SH-56 멀티 릴리즈 클리트가 아니라,
    정통 양방향 고정형 SH-51이었다.
    이 조합은 탈착이 어렵긴 하지만,
    페달링 중 밀림이나 불안감이 전혀 없고,
    거친 노면에서 발이 날아가지 않는다.
    특히 스탠딩 클라임을 할 때 발이 딱 붙어 있는 안정감
    요즘 저가 SPD 페달에서는 느끼기 어려웠다.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클리트가 들어갈 때의 진입각이다.
    캡형 SPD는 페달의 양쪽 구조가 좀 더 깊이 파여 있어서,
    정확히 중심을 잡지 않으면 체결이 안 되거나 소리가 ‘툭’ 하고 튕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발을 올려놓는 각도까지 정확하게 만들어주는 가이드 역할도 한다.
    장시간 주행 시 페달링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데 이 점이 은근히 도움이 되었다.
    정비와 구조는 빈티지지만, 실전 성능은 지금도 충분히 유효하다는 것을 몸으로 확인한 셈이다.


    SPD 페달의 수명 – 오히려 빈티지가 오래 간다

    현대 페달은 제조 공정이 단순화되면서 비용은 낮아졌지만,
    교체 주기가 빨라지고, 정비 불가능한 부품이 늘어났다.
    요즘의 중저가 SPD는 약 2~3년 쓰면 축이 흔들리거나
    스프링 탄성이 급격히 약해진다.
    하지만 캡형 SPD는 20년이 넘도록 탄성 유지, 베어링 유지가 가능하다.

    실제로 내가 사용하는 페달은
    중고로 구매한 지점부터 지금까지 5년간
    한 번의 고장도 없이 사용 중이다.
    스프링은 닳았지만 여전히 정확히 체결되고,
    베어링도 깨끗한 회전음을 내고 있다.
    이는 곧 내가 필요한 만큼 정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열고 닦고 다시 조여주면,
    페달은 다시 본래의 상태로 돌아온다.

    내가 자전거를 오래 타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가볍고 예쁜 신형 페달이 아니라,
    필요할 때 열고 다시 쓸 수 있는 구조다.
    캡형 SPD는 그런 의미에서
    실제로는 ‘정비 가능한 가장 강력한 부품’이다.


    어떤 라이더에게 적합할까 – 정비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페달은 ‘빈티지를 이해하는 사람만 쓸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누구든 약간의 정비만 익히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실용적인 부품이다.
    단, 전제 조건은 있다.
    열 수 있어야 하고, 정비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너무 많은 걸 자동화에 의존하는 라이더에게는
    이 페달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공구 몇 개와 약간의 시간만 있으면,
    이 페달은 신형보다 더 오래, 더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
    클래식 바이크에 장착해도 어울리지만,
    현대 로드바이크나 그래블에도 문제없이 호환된다.
    SH-51 클리트를 기준으로 세팅하면,
    어지간한 신형 SPD 슈즈와도 간섭 없이 작동한다.

    이 페달을 추천하고 싶은 라이더는,
    라이딩에 책임감을 갖는 사람,
    즉 자신의 장비를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다.
    페달은 작지만, 그 한 조각이 자전거의 리듬을 좌우한다.
    그 리듬을 스스로 제어하고 싶다면,
    캡형 SPD는 훌륭한 파트너가 되어줄 것이다.


    수집품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기계

    나는 이 페달을 단순히 빈티지 감성으로 소개하고 싶지 않다.
    이건 여전히 사용 가능하고,
    지금도 라이딩 현장에서 뛰는 ‘현역 부품’이다.
    단단한 몸체, 수리 가능한 구조,
    그리고 무엇보다 ‘정비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페달 하나에서 느낀 자전거와의 연결감은
    단순히 탈착의 편의성이 아닌,
    내가 자전거의 일부가 되는 감각이었다.

    우리는 너무 쉽게 새로운 것을 소비한다.
    하지만 오래된 것 중에는
    진짜 오래 쓰라고 만든 것이 있다.
    캡형 SPD는 그 대표적인 예다.
    나는 오늘도 그 페달을 밟고 업힐을 오른다.
    짤깍, 하고 발이 페달에 체결되는 그 순간,
    나는 그게 ‘빈티지’가 아닌
    지금의 선택임을 다시 느낀다.

    정비가 가능한 페달은 결국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많은 라이더들은 장비에 의존한다.
    즉, ‘좋은 장비 = 좋은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물론 최신 기술의 편의성과 퍼포먼스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제로 오랜 시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자전거를 스스로 만지고, 조이고, 정비할 수 있는 능력이
    오히려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는 걸 깨닫게 된다.

    캡형 SPD는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를 점검하게 만드는 페달’이다.
    나에게 이 페달은 단지 체결력 좋은 금속 조각이 아니다.
    이건 내 주행 리듬의 일부이자,
    필요할 때 내가 직접 복원할 수 있는 ‘재생 가능한 기계’다.
    그건 어떤 신형 페달도 줄 수 없는 신뢰감이다.
    단지 바꿔 끼우는 소비품이 아닌,
    ‘내가 계속 다듬어가며 타는 부품’이라는 정체성.
    그건 자전거와의 관계마저 바꿔준다.

    정비를 하다 보면, 베어링이 굴러가는 느낌이 손끝에 닿고,
    스프링의 장력이 점점 유연해지는 시점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단지 페달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이 자전거를 통제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는다.
    그리고 그 확신은 결국 라이딩에도 영향을 준다.
    이 페달은 정비 가능한 구조를 통해, 내 주행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까지 제공하는 부품이다.


    정비가 가능한 페달은 결국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많은 라이더들은 장비에 의존한다.
    즉, ‘좋은 장비 = 좋은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물론 최신 기술의 편의성과 퍼포먼스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제로 오랜 시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자전거를 스스로 만지고, 조이고, 정비할 수 있는 능력이
    오히려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는 걸 깨닫게 된다.

    캡형 SPD는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를 점검하게 만드는 페달’이다.
    나에게 이 페달은 단지 체결력 좋은 금속 조각이 아니다.
    이건 내 주행 리듬의 일부이자,
    필요할 때 내가 직접 복원할 수 있는 ‘재생 가능한 기계’다.
    그건 어떤 신형 페달도 줄 수 없는 신뢰감이다.
    단지 바꿔 끼우는 소비품이 아닌,
    ‘내가 계속 다듬어가며 타는 부품’이라는 정체성.
    그건 자전거와의 관계마저 바꿔준다.

    정비를 하다 보면, 베어링이 굴러가는 느낌이 손끝에 닿고,
    스프링의 장력이 점점 유연해지는 시점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단지 페달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이 자전거를 통제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는다.
    그리고 그 확신은 결국 라이딩에도 영향을 준다.
    이 페달은 정비 가능한 구조를 통해, 내 주행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까지 제공하는 부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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