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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레코드 구동계 vs 신형 105 혼합 세팅 실험 – 클래식 vs 모던, 어디까지 호환되는가?VintageBikeLab 2025. 5. 17. 16:30
실험 배경과 목적
Campagnolo 슈퍼레코드(1980~1985) 구동계는 당대 최고의 레이싱 파츠로, 정밀한 가공, 가벼운 무게,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클래식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Shimano의 최신 R7100 105 Di2는 전동식 구동계의 표준을 제시하는 현대적 기술 집약체로, 정밀성과 반응 속도, 변속 타이밍에서 확연히 다른 접근을 보여준다. 본 실험은 두 세대를 대표하는 구동계를 혼합 구성했을 때 실제 라이딩에서 어떤 차이점이 발생하는지 확인하고, 감성·기능 측면 모두를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단순히 부품 호환성을 따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레트로-모던 하이브리드 자전거의 가능성과 정체성을 탐색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함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실용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하는 라이더들이 갈수록 증가하는 현실 속에서 ‘얼마나 적절히 믹스할 수 있는가’라는 감성적 질문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 정밀하게 세팅된 클래식 프레임과 현대 부품의 조합은 상징성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이 실험은 그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탐구하고, 실제 주행에서 느껴지는 감각적 차이와 문제점, 그리고 새로운 정비 노하우까지 제시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구성 세팅
- 앞 드레일러: Campagnolo Super Record 2x (기계식)
- 뒤 드레일러: Shimano 105 R7100 Di2 (12단, 전동식)
- 시프터: Shimano 105 Di2 레버 세트 (ST-R7170)
- 크랭크셋: Campagnolo Super Record 170mm / 52-42T (기계가공 알루미늄)
- 스프라켓: Shimano 12-speed 11-34T
- 체인: KMC 12단 호환형 체인 (Shimano + SRAM 양립 호환)
- 프레임: Columbus SL 클래식 로드 프레임 (BSA BB, 외부 케이블 루팅, 크롬 포크)
- 브레이크 세트: Campagnolo Super Record Skeleton (1990년대 후반형)
각 부품의 조합은 실용성과 테스트 환경을 고려해 선정되었다.
전동식 뒤 드레일러와 기계식 앞 드레일러라는 독특한 조합은 실제 조작성과 유지보수 난이도 면에서 흥미로운 대조를 형성했다.
크랭크셋과 체인의 궁합도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였으며, 외관상 클래식한 인상을 유지하면서도 성능적으로는 현대적인 승차감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립상의 주요 이슈 및 해결법
- 변속 호환 문제: 앞 드레일러와 Di2 레버 간의 세팅이 완벽히 맞지 않음. Super Record 앞 드레일러는 와이어 장력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Di2와 직접 연결이 불가하며, 수동 변속기 및 보조 어댑터(프론트용 미케닉 와이어 변속기)를 통해 해결. 이로 인해 핸들바 아래쪽에 미니 레버 하나가 추가되었고, 외관상 다소 이질감이 있으나 기능적으로는 충분히 사용 가능했다. 실제 장착 시 케이블 루팅 경로와 텐션 각도 설정에 꽤 많은 시간을 소모했고, 프레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와이어 텐션을 잡는 작업은 매우 정밀하게 이루어져야 했다.
- 체인 라인 문제: 슈퍼레코드 크랭크의 체인라인이 현대 시마노 스프라켓 폭에 비해 약간 좁아 체인 비틀림이 발생. 0.5mm 간격의 알루미늄 와셔를 체인링 간 삽입하여 간격을 보정함으로써 해결. 체인 이탈 문제 없이 모든 기어 조합에서 안정적인 운용 가능해짐. 프레임 드롭아웃 정렬 상태나 BB 쉘 가공 정밀도도 체인라인에 영향을 주므로, 설치 전 프레임 정렬기 등을 이용해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테스트 중 고출력 업힐 상황에서도 체인러브나 체인 터짐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 기계-전자 하이브리드 세팅: 앞쪽은 수동, 뒤쪽은 전동으로 구성된 이질적 세팅. 실주행 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후면 변속이 극도로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주행 품질은 크게 향상되었음. 다만 앞쪽 변속을 위해 핸들 아래쪽 보조 레버를 조작하는 번거로움은 존재. 일부 구간에서는 앞 드레일러의 조정값이 미세하게 어긋나 클리어런스 문제로 체인이 프론트 디레일러 외벽에 닿는 현상이 있었으나, 정밀한 하이/로우 스톱 조절을 통해 개선할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 세팅은 직관성보다는 ‘세팅 완성도’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좌우되는 구조였다.
테스트 결과 – 체감 성능 및 감성 차이
- 변속 응답성: Shimano 105 Di2 뒷드레일러는 즉각적이고 정밀하며, 전동식 특유의 음향 피드백으로 작동 상태를 인식하기 쉬움. 반면 Campagnolo Super Record 앞 드레일러는 정확히 조정하면 충분히 실용 가능하나, 고속 언덕에서의 순간적인 변속 반응성은 전동식 대비 떨어짐.
- 주행 질감: Campagnolo 크랭크셋은 페달링 시 무게 중심이 단단하게 느껴지고, 스틸 프레임과의 조합으로 인한 진동 감쇄 효과도 뛰어남. Shimano 체인 + 스프라켓 조합은 소음 억제력이 뛰어나고, 구동 저항이 극히 낮음. 결과적으로 정숙하고 매끄러운 주행 경험을 제공.
- 라이딩 감성: 앞쪽 기계식, 뒤쪽 전동식이라는 조합은 감성적으로 약간의 혼란을 줄 수 있지만, 기계식의 촉각 피드백과 전동식의 자동화된 반응성이 공존하여 이색적 재미를 줌. 클래식 감성과 현대적 퍼포먼스의 접점을 느낄 수 있음.
- 실사용 피드백: 도심 주행과 업힐 구간에서 약 100km 실 주행 테스트 결과, 뒤 변속은 모든 상황에서 탁월하게 작동했으며, 앞 변속은 적절히 조정되면 불편함 없이 사용 가능. 단, 급경사 언덕에서 순간적인 체인 이탈 가능성 존재.
감성은 유지되었는가?
이 실험은 기술적 완성보다는 실현 가능성과 감성 유지에 방점을 둔 프로젝트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Super Record의 감성은 크랭크셋과 프런트 변속계에서 충분히 유지되었고, Shimano 105 Di2는 그 감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실용성을 더해주는 데 성공했다. 실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조합은 정비 난이도와 감성 유지, 부품 입수 용이성까지 고려할 때 꽤 이상적인 ‘하이브리드 실용 세팅’이라 할 수 있다.
감성의 핵심은 단순한 외형이나 브랜드가 아니라 ‘직접 조작하고 느끼는 기계적 상호작용’에서 비롯된다. Campagnolo의 고전 드레일러를 손끝으로 조절하며 라이딩하는 순간, 사용자는 단순한 자전거 조작이 아닌 ‘기계와의 교감’을 경험하게 된다. 거기에 Shimano의 전동 기술이 더해지면, 이런 기계 감성에 현대 기술의 신뢰성과 정밀성이 결합되어 전혀 다른 차원의 감각적 만족을 제공한다. 이번 세팅에서 바로 이 점이 인상적이었다. 혼합이 감성을 해치지 않았고, 오히려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또한 감성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그것을 즐기는 태도’에서도 나온다. 보조 와이어 레버를 손으로 조작하고, 체인라인을 직접 셋업하며 작은 소음을 튜닝으로 잡아가는 과정 속에서, 사용자 스스로가 자전거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구동계 성능 비교의 차원이 아니라, 커스텀 빌드 전체를 하나의 작품처럼 대하는 클래식 메커닉 감성과도 연결된다. 전동과 기계의 혼합 세팅은 그러한 장인정신을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확장시켰다.
결론적으로, 이 조합은 클래식 프레임을 현대화하는 유효한 예시로 활용될 수 있으며, 기계식과 전동식의 조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커스텀 바이크 제작 방식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클래식 프레임을 소장하고 있으나 순정 상태로는 실사용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용자라면, 이번 실험에서 보여준 ‘선별적 모던화’ 전략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외형의 클래식함을 유지하면서도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는 이 방식은, 감성과 기능 사이에서 갈등하던 사용자들에게 실용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다.
참고자료
- Campagnolo Technical Manual (1984)
- Shimano Dealer’s Manual R7100 Series (2023)
- 사용자 커뮤니티 혼합세팅 사례 분석 (Reddit, WeightWeenies, T-Lab Korea)
- 개인 실차 테스트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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