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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티지 MTB 파츠를 로드에 이식하기 – 컨버전 실험기
    VintageBikeLab 2025. 5. 18. 10:45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생산된 빈티지 MTB 파츠는 당시의 기술력이 집약된 결과물이자, 오늘날 로드 유저들에게도 감성적·기능적으로 흥미로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 특히 26인치 MTB 파츠들은 재고가 풍부하고 정비성이 높아, 클래식 로드 프레임과의 하이브리드 세팅에 자주 활용된다. 부품 수급의 용이성과 튼튼한 구조 덕분에, 현대 로드 세팅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매커니컬한 질감과 시각적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다.

    MTB 파츠를 로드 프레임에 이식하는 아이디어는 단순한 리사이클링을 넘어선다. 파츠의 호환성과 정렬, 세팅 관점에서 복잡한 과정을 요구하지만, 그만큼 유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DIY 커스터마이징 문화와도 잘 맞는다. 특히 도시형 커뮤터나 투어링 프레임과 결합할 경우, 무게보단 실용성과 정비성을 중시하는 라이더들에게 적합한 세팅이 가능하다. 본 프로젝트는 이런 배경에서 출발해, 실제 조립 과정의 데이터와 주행 피드백까지 포함한 실증적 사례를 기반으로 구성됐다.

    MTB와 로드는 프레임 지오메트리, 케이블 루팅, 파츠 스펙 등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플랫폼이지만, 빈티지 파츠의 유연성 덕분에 일부 구간에서는 뜻밖의 호환성과 성능을 보여준다. 정밀한 측정과 셋업 과정을 거치면, MTB 파츠는 로드에 새로운 감각과 실용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 단순한 부품 교체가 아닌 구조적 실험이자 감성적인 접근으로, 이식의 가치는 기능적 수치를 넘어서 라이더의 경험 전체로 확장된다.


    빈티지 MTB 파츠를 로드에 이식하기 – 컨버전 실험기

    호환성 확인 – 체인라인과 BB 규격의 함정

    MTB 파츠를 로드 프레임에 이식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건 체인라인 문제다. MTB 크랭크는 일반적으로 Q-팩터가 넓고, 체인링의 오프셋이 크기 때문에 로드 프레임의 리어 센터 및 체인스테이 간섭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장착 시 크랭크암이 체인스테이와 닿는 현상은 드물지 않으며, 이를 피하려면 BB 셸 폭과 크랭크 축 길이를 재조정해야 한다. 특히 BSA 규격이라도 MTB용 73mm 폭을 기준으로 만든 BB는 68mm 프레임에 맞지 않아 체결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또한 로드 프레임은 보통 프론트 디레일러 위치와 용접 방식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MTB 크랭크를 쓰는 경우 체인링과 FD 케이지 간 간섭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땐 FD 브레이즈온 마운트 각도 조정, 체인링 개수 변경, 단수 제한 등을 병행해야 한다. 이외에도 MTB용 더블 크랭크의 체인라인(47.550mm)은 로드 기준(43.545mm)보다 바깥쪽이므로, 리어 드라이브 트레인과의 정렬을 맞추기 위해 RD 풀리 위치와 체인 길이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 체인 이탈 방지 가이드나 체인 스테빌라이저 도입도 고려해볼 수 있다.

    MTB 파츠는 일반적으로 더 두껍고 튼튼하게 제작되어 있어 로드 프레임에 물리적 간섭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리어 허브의 OLD 폭이 다른 경우, 프레임을 억지로 벌려 장착하면 크롬몰리 소재라도 장기적으로 응력 손상이 누적될 수 있다. 따라서 각 파츠가 어떤 기준으로 제작되었는지, 체결되는 프레임은 어떤 물성을 갖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중요하며, 경우에 따라선 가공 작업까지 병행해야 한다. – 체인라인과 BB 규격의 함정 MTB 파츠를 로드 프레임에 이식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건 체인라인 문제다. MTB 크랭크는 일반적으로 Q-팩터가 넓고, 체인링의 오프셋이 크기 때문에 로드 프레임의 리어 센터 및 체인스테이 간섭이 발생할 수 있다. BB 규격도 BSA(68mm)와 MTB용 BSA(73mm)가 혼재되어 있으므로, 장착 전 셸 내부 폭과 테이퍼 각도까지 정밀 확인해야 한다. 체인링 위치는 스페이서를 활용해 조정 가능하지만, 그에 따른 프론트 디레일러 세팅도 병행되어야 한다.


    파츠별 이식 사례 – 허브, 크랭크, 변속기, 레버

    • 허브: MTB 허브는 OLD 135mm가 많아, 로드 프레임(130mm)에 직접 장착 시 프레임 벌림이 필요하다. 단, 크롬몰리 프레임이라면 스프링백 특성으로 수동 벌림이 가능하며, 뒤틀림은 최소화된다. 허브 내장형 너트가 있는 구조일 경우, 추가 간섭이 발생하지 않도록 프레임 드롭아웃의 직각 유지도 중요하다. MTB 허브는 일반적으로 실드 베어링 내구성이 높고, 플랜지 직경이 크기 때문에 휠빌딩 시 강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QR 타입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토크를 버티는 구조적 장점이 로드 컨버전에서 유효하게 작용한다.
    • 크랭크: 5볼트 체결 방식의 MTB 크랭크는 로드 체인링과 호환이 가능해, 다운 튜브 시프터와의 연동도 무리 없다. 다만 체인링 BCD가 110mm 또는 94mm인 경우, 로드 체인링 선택 시 제한이 생길 수 있다. 또한 MTB 크랭크의 Q-팩터가 넓기 때문에 페달링 시 무릎 간격이 다소 넓어지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페달축 간격에 민감한 라이더라면 일반적인 로드 크랭크보다 불편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로드형 Narrow Q MTB 크랭크를 구하는 것이 대안이다.
    • 변속기: 8~9단 MTB 리어 디레일러는 로드 시프터와 케이블 당김량이 동일해, 혼합 구성이 가능하다. 특히 시마노 구형 바디에서는 호환성 문제가 거의 없으며, 정밀한 셋업 없이도 작동이 매끄럽다. 다만 체인스테이 길이나 풀리 크기 차이에 따라 미세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프론트 디레일러의 경우는 MTB용 FD가 로드 체인링과 각도·형상이 달라 약간의 비정렬이 발생할 수 있어, 체인링 개수에 맞춘 최적화 조합이 필요하다.
    • 레버: MTB용 V브레이크 레버는 로드 캘리퍼와의 작동 비율이 달라, ‘케이블 풀 비율’ 어댑터를 삽입하거나 캘리퍼를 Canti 브레이크로 대체해야 한다. 실제 변형 사례로는 Paul Component나 Dia-Compe 등의 어댑터를 브레이크 라인에 설치하여 V브레이크 레버로도 로드 브레이크 캘리퍼를 작동시키는 방식이 활용된다. 또는 아예 MTB용 캘리퍼 자체를 프레임에 장착할 수 있도록 V브레이크 마운트가 존재하는 프레임을 선택하는 것도 전략이다. 레버 형상도 주의해야 하는데, MTB 레버는 플랫바 기준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드롭바와의 시각적·인체공학적 조화가 깨질 수 있다.

    실제 세팅 예시 – 1992 Bridgestone 프레임 기반 컨버전

    본 실험에 사용된 프레임은 1992년형 브리지스톤 로드 크롬몰리 모델이며, 파츠는 시마노 Deore XT M739 크랭크, XTR M951 리어 디레일러, LX 허브, XT V-브레이크를 혼합 구성하였다. 브레이크 호환을 위해 Paul Components의 ‘Motolite’ 어댑터를 사용하고, 시프터는 Suntour Power Ratchet을 활용하여 정밀한 클릭감을 확보했다. 전체 중량은 약 9.8kg, 주행감은 강한 토크 전달과 낮은 케이던스에서의 안정성이 두드러졌다.

    장단점 분석 – 감성과 실용의 경계

    장점은 명확하다. MTB 파츠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유지비용이 낮으며, 로드 세팅에선 보기 힘든 기계적 감성을 제공한다. 특히 톱니간 이격이 넓어 체인 이탈이 적고, 변속 스트레스도 낮다. 파츠들이 대체로 실용 위주로 설계돼 있어 과한 정밀 조정 없이도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하며, 기존 로드 유저가 겪던 섬세한 기계 트러블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단점은 무게와 디자인 일체감이다. 크랭크암이나 레버 디자인이 로드 프레임과 시각적으로 불균형해질 수 있으며, 리어 허브 셋업 시 프레임 스트레스가 누적될 수 있다. 여기에 Q-팩터 차이로 인한 페달링 감각 변화, 디레일러와 체인링 사이 간극 이슈 등 정밀한 세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는 '감성 세팅'이라는 맥락 안에선 오히려 독창성으로 기능한다. 실용보다는 의미와 경험을 중시하는 라이더에게는 하나의 ‘취향의 선언’이 된다.


    빈티지 MTB는 로드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MTB 파츠 이식은 단순한 부품 재활용이 아니라, 전혀 다른 문법을 가진 기계 언어의 융합이다. 클래식 로드의 정갈한 선과 MTB의 터프한 하드웨어가 충돌할 때, 그 사이에서 새로운 감각의 라이딩이 탄생한다. 실용적 대안이자 복원적 실험, 동시에 감성적 창작물로서의 이 세팅은, 단순한 ‘컨버전’이 아닌 하나의 개성이 될 수 있다.

    정비성, 내구성, 감성 세 요소가 동시에 필요한 유저에겐 빈티지 MTB 파츠가 제공하는 매력은 분명하다. 특히 전동 그룹셋이나 카본 프레임이 주류인 현시점에서, 기계식 파츠의 아날로그적 피드백은 오히려 신선한 경험이 된다. 누군가에게는 무거운 짐이지만, 누군가에겐 유일한 해답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빈티지 MTB 파츠는, 로드의 ‘완벽한 대체’는 아니지만 ‘완전히 다른 길’임에는 틀림없다. – 감성과 실용의 경계 장점은 명확하다. MTB 파츠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유지비용이 낮으며, 로드 세팅에선 보기 힘든 기계적 감성을 제공한다. 특히 톱니간 이격이 넓어 체인 이탈이 적고, 변속 스트레스도 낮다. 단점은 무게와 디자인 일체감이다. 크랭크암이나 레버 디자인이 로드 프레임과 시각적으로 불균형해질 수 있으며, 리어 허브 셋업 시 프레임 스트레스가 누적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는 '감성 세팅'이라는 맥락 안에선 오히려 독창성으로 기능한다.


    빈티지 MTB는 로드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MTB 파츠 이식은 단순한 부품 재활용이 아니라, 전혀 다른 문법을 가진 기계 언어의 융합이다. 클래식 로드의 정갈한 선과 MTB의 터프한 하드웨어가 충돌할 때, 그 사이에서 새로운 감각의 라이딩이 탄생한다. 실용적 대안이자 복원적 실험, 동시에 감성적 창작물로서의 이 세팅은, 단순한 ‘컨버전’이 아닌 하나의 개성이 될 수 있다.

    참고자료

    • Sheldon Brown: Hub + BB Standard Compatibility
    • ClassicMTB Builders Forum (2024)
    • 개인 작업 노트 (2025년 5월, 서울 마포 R&D 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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