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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비(BB) 규격 어댑터 자가 가공기 – BSA 프레임에 ITA 비비 넣기
    카테고리 없음 2025. 5. 20. 23:50

    빈티지 자전거 복원 과정에서 마주하는 가장 흔한 장벽 하나는 바로 ‘호환성’ 문제다. 외관상 아무리 멋진 프레임이라도, 내부 규격이 원하는 구동계와 맞지 않으면 실제로 조립해 나가는 있어 제약이 생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BSA(영국식)**ITA(이탈리아식) 비비 규격이다. 규격은 나사 방향부터 나사산 간격, 직경까지 서로 다르다 보니 단순한 체결만으로는 호환이 어렵다.

    이번 글에서는 BSA 규격 프레임에 ITA 비비셋을 조합하기 위해 어댑터를 자가 제작한 실제 사례공유한다. 이는 단순히 부품을 가공하는 작업을 넘어서, 빈티지 자전거 수리에서 흔히 발생하는 규격 충돌을 창의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어떤 공구를 사용했고,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냈는지, 그리고 실제 조립 이후 주행 테스트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BSAITA규격 차이, 문제가 되는가?

    빈티지 프레임을 접하다 보면 가장 흔히 마주치는 비비 규격이 바로 **BSA(영국식 나사산)**과 **ITA(이탈리아식 나사산)**이다. 외형상 프레임의 비비쉘 부분은 비슷해 보일 있지만, 내부 규격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규격은 나사산의 크기와 간격은 물론이고, 나사 방향에서도 구조적으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호환이 어렵고, 어설픈 체결 시에는 프레임 나사산 손상이라는 돌이킬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BSA 규격은 1.37인치(34.8mm) 직경에 **24TPI(인치당 나사 수)**갖고 있으며, 프레임 기준 오른쪽은 왼나사(역나사), 왼쪽은 정나사 구조다. 이러한 설계는 오른쪽 크랭크셋의 회전 방향과 반대인 나사 방향 덕분에 주행 중에도 자체적으로 풀리지 않는 안정성제공한다. 반면, ITA 규격은 직경 36mm, 24TPI나사산 간격은 같지만 직경이 다르고, 양쪽 모두 정나사다. 이탈리아 프레임 제작자들은 대칭성과 구조 단순화를 이유로 ITA 방식을 선호했지만, 고회전 구간에서 비비가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런 차이점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예를 들어, ITA 크랭크셋만 갖고 있고, 빈티지 프레임은 BSA 규격일 경우 단순 조립이 불가능하다. 나사산 직경이 1mm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억지로 체결하려 하면 비비셸 자체가 파손되거나, 내부 나사산이 씹혀 복원이 불가능해지는 상황도 생긴다. 망가진 나사산은 탭을 다시 내기도 어렵고, 그렇게 되면 프레임의 활용 가치도 크게 떨어진다.

    또한, 캠파놀로 같은 고급 이탈리아 구동계 브랜드는 대부분 ITA 규격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어, 정품 파츠나 복각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려면 ITA 비비셋이 필수다. 하지만 대부분의 복원용 프레임은 BSA 기반으로 제작되어 있어, 둘을 조합하려면 중간에 물리적으로 규격을 변환시켜 있는 어댑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이런 어댑터가 상용화되어 있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비싸고 국내에서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BSAITA규격 차이는 단순한 기술적 스펙의 차원이 아니라, 복원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완성도까지 좌우하는 중대한 요소된다. 사용자가 어떤 프레임과 어떤 구동계를 조합하려 하느냐에 따라, 규격 문제는 ‘극복 가능한 디테일’되기도 하고, 반대로 ‘복원을 포기해야 만큼 치명적인 벽’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빈티지 바이크 복원의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비 어댑터 시중 수급 현실과 자가 가공을 결심한 이유

    실제로 시중에 나와 있는 어댑터는 대부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다. BSA → BB30, BSA → Pressfit, 또는 T47 등의 최신 비비 규격 변환 어댑터가 주류이며, 빈티지용 BSA → ITA 어댑터는 거의 전무하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커뮤니티를 뒤져봐도 실제 사용 후기가 있는 제품은 거의 없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커스텀 주문을 시도했으나, 제작자는 ‘BSA 프레임 내부 나사 손상을 보장할 없다’조건을 붙였고, 작업 비용은 10원을 넘어섰다. 단순 부품 하나 제작에 정도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하느니, 직접 만드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내가 가진 것은 황동봉 개와, 작은 선반 하나, 그리고 실패해도 괜찮은 마음뿐이었다.

    이런 선택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전에도 가지 부품을 자가 가공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정밀 공차를 맞추는 아니라, 사용 환경에 맞는 내구성 확보, 조립 간섭 최소화, 그리고 탈착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했다. 다시 말해, 이건 단순 가공이 아니라 ‘시뮬레이션된 부품 설계’가까운 일이었다. 내가 직접 사용할 것이기에, 허용 오차도 최소로 제한해야 했다.


    비비(BB) 규격 어댑터 자가 가공기 – BSA 프레임에 ITA 비비 넣기

    어댑터 제작기 – 황동 원봉을 깎아 만든 실전형 변환 키트

    부품 가공에 사용된 주재료는 황동이다. 황동은 철이나 스테인리스에 비해 연성이 높아 일반적인 소형 선반으로도 가공이 용이하며,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를 확보할 있다. 다만 내마모성이 낮기 때문에 장기 사용에는 주기적인 체크가 필요하다. 내가 선택한 원재료는 외경 34.8mm, 길이 50mm황동 원봉이었다.

    선반을 통해 먼저 외경을 34.8mm깎았다. BSA 비비쉘의 내경은 평균적으로 34.9mm 전후이며, 0.1mm 정도의 유격을 두는 것이 삽입 적당했다. 이후 내부는 ITA 비비셋이 무리 없이 들어갈 있도록 36mm가공했다. 나사산을 정밀하게 재현하기보다는, 삽입형 구조로 설계하여 체결 마찰력과 압착력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실제 나사선을 절삭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의 고정 효과를 기대할 있다.

    가공 가장 중요한 과정은 정렬이다. 축선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크랭크가 삽입되지 않거나, 삽입되더라도 비대칭 회전이 발생한다. 실제로 번째 시제품은 축선이 0.5mm 정도 비틀려 조립이 불가능했다. 번째부터는 선반 고정 방식과 정렬 체크를 반복하며 미세하게 조정했고, 최종 제품은 크랭크가 손으로도 무리 없이 삽입되고 회전 이질감이 없는 수준까지 완성되었다.


    실전 조립 테스트 – 사용 문제는 없었는가?

    조립 가장 먼저 확인한 좌우 정렬의 정확성비비의 체결 안정성이었다. 실제 캠파놀로 ITA 비비셋을 삽입한 양쪽 체결을 진행해보니, 손으로 돌렸을 때는 유격이 전혀 없었고, 주행 시에도 별다른 이상 소음이 발생하지 않았다. 테스트는 짧은 거리에서 시작해 점점 거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주행거리 150km기준으로 결과를 관찰했다.

    놀랍게도, 황동 어댑터는 프레임 내부에서 이탈하지 않았고, 고온 환경(한여름 33도, 장거리 주행 프레임 온도 40이상 예상)에서도 미세한 헐거움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마찰력 + 수축력 기반의 설계가 효과를 발휘한 결과였다. 물론 황동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마모가 발생할 있기 때문에, 6개월 또는 1,000km 주행 후에는 교체 또는 재가공이 필요할 있다.

    방식의 최대 강점은 ‘복원 가능성’이다. 프레임에 나사를 새로 내거나 손상시키지 않으므로,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어댑터를 제거하고 원래 BSA 비비를 장착할 있다. 이는 중고 거래를 염두에 두는 유저나, 복원 리세일을 고려하는 빈티지 수집가에게도 중요한 포인트다.


    빈티지 자전거 복원가에게 전하는 마디

    빈티지 자전거 수리는 단순히 고장난 부품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다. 없는 부품을 대신할 대안을 고민하고, 그걸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까지 포함하는 ‘문제 해결형 수집 문화’가깝다. BSAITA대표적인 규격 충돌 사례이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은 복원 실력 자체를 단계 끌어올려 준다.

    이번 어댑터 자가 제작 사례는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참고가 있다. 특히 ITA 규격 크랭크셋을 소장하고 있지만 사용할 프레임이 없던 사람, 혹은 BSA 프레임을 버리기 아까워 활용도를 고민하던 사람에게는 매우 유용한 해결책이 있다.

    우리는 흔히 “있는 부품으로만 조립하라”배운다. 하지만 빈티지 자전거 세계에선 “없는 만들 아는 사람”오래 살아남는다. 남들이 못하는 조합, 불가능해 보이는 세팅을 실현할 있는 DIY 능력이야말로 취미의 진짜 깊이다. 글이 그런 도전을 꿈꾸는 누군가에게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란다.


    참고 자료

    • Sheldon Brown – Bottom Bracket Thread Standards
    • Campagnolo Official Tech Manual (1985)
    • Reddit r/bicycling DIY thread – “ITA BB into BSA Frame”
    • 자작 가공 시뮬레이션 노트 (20255작성)
    • 국내 자전거 커뮤니티 제작 후기 정리본 (OldBike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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